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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얇게 깎은 대나무나 접은 종이를 날개로 만들어 축에 끼운 후, 바람의 힘을 이용하여 회전시키는 아이들의 전통 놀이도구 및 이를 활용한 놀이를 의미한다.

내용

바람개비는 지역에 따라 ‘팔랑개비’나 ‘도르라기’라고도 불리며, 이는 모두 회전하거나 바람에 의해 움직이는 특성을 나타낸다. 옛사람들은 농사와 직접적으로 연결된 바람과 비에 큰 관심을 가졌으며, 특히 해안 지역에서는 바람을 주관하는 신인 ‘영등할미’를 모시기도 했다. 또한 바람의 종류에도 하늬바람, 높새바람, 샛바람 등으로 구분하여 세심하게 관찰했다. 바람개비에 대한 기록은 『세조실록』과 『동국세시기』에 나타난다.

『세조실록』에 따르면 정월대보름 이후 아이들은 연날리기를 멈추고, 색색의 종이를 대나무에 붙여서 이를 축을 중심으로 회전시키는 바람개비를 만들어 놀았으며, 이것을 ‘회회아(回回兒)’ 또는 바람개비라고 불렀다. 『동국세시기』에도 비슷한 기록이 있어 바람개비가 처음에는 풍년을 기원하는 주술적 도구로 시작되었다가 후에 놀이 도구로 발전했음을 알 수 있다. 이덕무의 『사소절』과 이익의 『성호사설』에서도 바람개비를 만드는 방법과 그 재료가 상세히 기록되어 있다.

바람개비를 만드는 방법은 다양하다. 가장 전통적인 방법은 나무나 대나무를 납작하고 긴 형태로 깎아 양 날개를 서로 반대 방향으로 비스듬하게 만들어 가운데 구멍을 뚫고 축을 꽂아 회전시키는 것이다. 두 번째 방법은 나무 막대기의 양 끝에 네모난 종이를 붙이고 중간에 축을 연결하는 방식이다. 세 번째는 정사각형의 종이를 접어서 네 모서리를 중심에 모아 축을 꽂는 방법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바람개비는 장대나 높은 곳에 달면 낮은 곳에 바람이 없어도 자연스럽게 회전하며 주술적인 역할을 하였다. 아이들은 손으로 들고 달리거나, 축에 감은 노끈을 잡아당겨 공중으로 띄우는 방식으로 놀이를 즐겼다.

바람개비 종류
바람개비 종류

특징 및 의의

바람개비는 바람이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자연 현상을 시각적으로 나타내는 도구로서의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관개시설이 부족했던 과거에는 비와 바람의 관계가 농사의 풍흉을 결정했기 때문에 옛 사람들은 바람을 유도하고 관찰하기 위해 바람개비를 사용하였다. 특히 지붕이나 배 위에 설치하여 바람의 방향과 속도를 파악하고 풍년을 기원하였다. 또한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로 간단히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아이들의 놀이 도구로 널리 퍼졌다. 오늘날 바람개비는 한국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를 포함한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전통적이고 보편적인 놀이 도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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