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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가마타기는 어린이들이 가마를 타는 모습을 흉내 내어 노는 전통 민속놀이로, 세 명 이상의 아이들이 함께 협력하여 ‘가마’ 구조를 형성하고, 그 위에 한 명이 올라탐으로써 놀이가 시작된다. 과거 신분제 사회에서 일부 계층만이 실제로 가마를 이용할 수 있었던 점에서 착안되어, 일반 아이들이 상류층의 상징이었던 가마 타기를 모방하며 즐긴 민속적 상상력이 깃든 놀이이다.

내용

가마타기는 '가마놀이' 또는 '거마去馬'라고도 불린다. 이 놀이는 보통 세 명이 참여하는데, 두 명이 가마의 구조를 만들고, 나머지 한 명이 그 위에 올라탐으로써 가마의 형태를 갖춘다. 구조 형성은 다음과 같은 절차로 이루어진다. 두 명이 서로 마주 보고 서서 왼팔을 뻗고, 왼손으로 상대방의 오른팔을 걸쳐 잡는다. 이어서 오른팔은 자신의 왼팔 팔꿈치 아래쪽을 감싸 쥐게 되는데, 이렇게 하면 우물 정(井)자 형태의 팔 구조가 완성된다. 이 위에 올라타는 아이는 이 ‘정자’ 구조를 받침삼아 다리를 양쪽에 걸쳐 앉는다. 이로써 일종의 ‘인간 가마’가 형성되는 것이다.

놀이 방식은 단순히 가마를 만든 상태에서 걷는 것에서부터, 복수의 팀이 겨루는 형식까지 다양하게 나타난다. 단순 이동 방식은 소수의 인원이 참여할 때 적합하며, 겨루기 방식은 팀을 나누어 다수의 인원이 경쟁하며 즐길 수 있는 형태이다.

이 놀이 중에는 “권이 권이 되었는가, 장닭 국권이 되었네”라는 노래를 부르며 행위에 흥을 돋우곤 했다. 이러한 가창 요소는 단순한 육체적 활동에 그치지 않고, 놀이에 음악적·의례적 색채를 더해준다. 흥미롭게도 이 놀이는 일본으로 전해져 ‘우차(牛車)놀이’로 변형되었으며, 일본에서는 “와싸 와싸”와 같은 구호를 외치며 진행되기도 했다. 다만 양국 간 문화적 차이점도 존재하는데, 일본에서는 가마에 탄 인물을 신성한 존재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으며, 이는 우리 민속놀이의 사회적·놀이적 기능과는 다소 다른 맥락이다.

이 놀이에 대한 기록은 무라야마 지준(村山智順)의 『조선의 향토오락(朝鮮の鄕土娛樂)』에서도 찾아볼 수 있으며, 특히 경기도 개성과 전라남도 고흥 등지에서 성행하던 놀이로 소개되고 있다. 이를 통해 적어도 일제강점기 이전부터 이미 널리 알려져 있던 민속놀이임을 알 수 있다.

지역에 따라 놀이 방식에는 약간의 차이가 존재한다. 예를 들어, 개성 지역에서는 가마타기를 단순한 놀이 차원을 넘어 공동체적 축하 의식으로 확장시켰다. 마을에서 농사에 가장 크게 기여한 사람을 장원으로 선정하여 그의 공로를 치하하는 의식에서 이 놀이가 활용되었다. 장원은 술과 음식을 이웃에게 제공하고, 마을 사람들은 그를 손가마에 태워 농악대와 함께 행진하며 축하했다. 어린이들은 초롱불을 들고 이 행렬에 동참하면서 놀이의 규모와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반면 고흥에서는 놀이의 참여 연령대가 보다 낮은 어린이층으로 확장되었으며, 열 살 내외의 남녀 아이들이 주로 참여했다. 놀이 방식은 가위바위보를 통해 승자를 정하고, 승자는 진 아이 두 명이 만든 가마 위에 올라탄 후 정해진 거리까지 이동한 뒤 역할을 교체하는 방식이었다. 이처럼 단순한 규칙 속에서도 경쟁 요소와 협동심이 강조된 놀이 방식이 구현되었다.

충청남도 청양 지역의 경우, 이동 경쟁 외에도 ‘패를 나누어 먼저 돌아오기’, ‘가마 상태로 서로 충돌해 무너뜨리기’ 등 보다 역동적이고 경쟁적인 놀이 방식이 병행되어, 놀이의 다양성과 지역색을 보여주었다.

특징 및 의의

1969년부터 1982년까지 문화공보부 문화재관리국이 수행한 『한국민속종합조사보고서』에서는 전북, 경기, 충남 지역 등에서 활발히 이루어진 가마타기 놀이의 실태를 상세히 기록하고 있다. 이는 해당 놀이가 단순한 과거의 유물에 그치지 않고, 비교적 최근까지도 지역 공동체 내에서 지속적으로 전승되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또한 『금산의 민속놀이』, 『민속놀이와 명절(북한)』 등의 문헌에서도 이 놀이는 다수 확인되어, 남북한을 아우르는 넓은 지리적 분포를 갖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가마타기 놀이는 단순한 신체 활동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조선시대에는 신분 제도로 인해 일반 양인들은 특별한 상황, 예를 들어 혼례 등 특정 의식이 아닌 이상 가마를 타는 경험이 거의 없었다. 이에 따라 가마는 상류층의 특권을 상징하는 상징물이었고, 아이들은 이러한 비일상적인 경험에 대한 동경과 호기심을 놀이를 통해 해소하고자 했다. 놀이를 통해 간접적으로라도 귀한 사람의 위치를 경험하는 것은 사회 구조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동시에, 상상력과 역할 놀이적 요소를 강화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와 유사한 놀이 방식으로는 ‘기차놀이’ 등 일정 구조를 만들고 그 위에 타는 형식의 협동형 놀이나 행렬형 놀이가 있으며, 이들은 공통적으로 구성원의 협력, 역할 분담, 그리고 운동성을 요구하는 전통적 놀이의 특성을 공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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