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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사방치기는 평평한 지면 위에 정해진 형태의 놀이판을 그리고, 작은 돌이나 비석 등을 던져가며 해당 칸을 통과해 이동하는 형식의 전통놀이이다. 정해진 순서와 규칙에 따라 한 칸씩 돌을 던지고 몸을 이동시켜 전 구간을 모두 성공적으로 통과한 뒤, 특정한 방식으로 자신의 땅을 확보해가는 방식이 특징이며, ‘땅따먹기’라는 이름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내용

사방치기는 오래된 전통을 바탕으로 한 놀이로, 세대를 넘어 어린이들 사이에서 지속적으로 전해지고 있는 몇 안 되는 민속 놀이 중 하나이다. 지역마다 다양하게 불리는 이름이 존재하며, 예컨대 애기낳기, 엿차, 새밭뛰기, 일이삼사 등은 모두 동일하거나 유사한 방식의 놀이를 가리키는 말들이다. 『조선의 민속놀이』에서는 이 놀이를 ‘망 줍기’라 명시하며, ‘망 차기’와 구분되는 독립적인 놀이로 분류하고 있다.

‘망 줍기’라는 이름은 놀이에서 사용하는 작은 돌 또는 표시물을 ‘망’이라 부르고, 그것을 놀이판 위에 던져 정해진 규칙에 따라 다시 주워오는 과정을 중심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붙은 명칭이다. 이와 달리 ‘망 차기’는 망을 발로 차며 이동하는 놀이로, 규칙이나 동작의 구성에서 차이를 보인다.

사방치기 판
사방치기 판

놀이판의 형태는 대표적으로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하나는 직선형의 비행기 모양 놀이판이고, 다른 하나는 중앙에서 사방으로 뻗어나가는 구조의 8방형 놀이판이다. 비행기형은 일본이나 유럽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나며, 8방형은 주로 한국에서 독자적으로 발달한 형태로 인식된다.

놀이 방법은 다음과 같은 순서를 따른다. 우선 망을 첫 번째 칸에 정확히 던져 넣는다. 이때 선을 밟거나 다른 칸에 떨어지면 실격 처리되어 다음 사람에게 기회가 넘어간다. 성공적으로 망이 들어가면, 두 번째 칸부터 마지막 칸까지를 순서대로 이동한다. 이때 한 발로 점프하거나, 양 발을 동시에 디디는 동작이 칸에 따라 정해져 있으며, 흔히 홀수 칸은 깨금발, 짝수 칸은 양발 디딤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끝 칸까지 이동한 후에는 망이 놓인 첫 번째 칸의 바로 전 칸에서 몸을 숙여 망을 주워야 하며, 다시 원래 방향으로 돌아와 출발점으로 복귀해야 비로소 한 단계가 완료된다. 놀이 중 손이나 발이 놀이판의 선을 밟거나, 망을 주울 때 균형을 잃고 넘어지면 역시 실격으로 간주된다. 이와 같은 과정을 1단부터 마지막 단까지 반복하며, 각 단계를 성공할 때마다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

모든 단계를 통과한 후, '하늘'이라 불리는 최종 칸까지 성공적으로 도달하고 복귀한 사람은 망을 등 뒤로 던지는 마지막 미션을 수행하게 된다. 놀이판 뒤쪽을 향해 등을 돌린 채 망을 던져, 망이 떨어진 칸이 자신의 ‘땅’으로 지정된다. 이때 선을 밟거나 판 밖으로 망이 떨어질 경우 해당 칸은 차지할 수 없으며, 성공적으로 땅을 획득한 경우 다음부터 그 칸을 건널 때 더 쉬운 방법으로 이동하거나, 경쟁자는 해당 칸을 밟지 못하고 뛰어넘어야 하는 등의 특권이 부여된다.

이러한 방식으로 놀이가 반복되며, 모든 참가자가 차례대로 자신의 땅을 획득하게 되면, 더 이상 남은 땅이 없을 때를 기점으로 놀이가 종료된다.

현대적 변형: 엘리베이터 규칙

최근 사방치기에는 새로운 요소가 도입되었는데, 그것이 바로 ‘엘리베이터’ 규칙이다. 엘리베이터는 높은 단계에서 망을 정확히 던져 넣기 어려운 상황을 고려해, 특정 위치까지 이동한 뒤 망을 던질 수 있도록 하는 보조 규칙이다. 예컨대 5단 이상의 단계에서는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지정된 ‘엘리베이터 선’에서 망을 던지는 것이 허용된다. 이 규칙은 놀이의 난이도를 낮추어 아이들이 보다 오랜 시간 동안 지속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도와주는 요소로 작용하며, 나이가 어린 아이들에게만 선택적으로 적용하는 방식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이러한 규칙의 변화는 현대 아이들의 놀이 환경과 신체 활동 특성에 맞추어 전통 놀이가 유연하게 적응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엘리베이터라는 개념이 현대 도시 환경의 일상 요소에서 비롯된 점은, 놀이와 생활환경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방식의 한 사례라 할 수 있다.

특징 및 의의

사방치기는 간단한 구조와 명확한 규칙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아이들의 집중력, 균형 감각, 순발력, 전략적 판단력 등을 길러주는 종합적 신체 놀이이다. 혼자서도 가능하지만, 여러 명이 참여할 때 경쟁 요소와 협동 요소가 더해지면서 사회적 상호작용의 기회도 제공한다.

이 놀이는 딱히 특별한 도구나 장소가 필요하지 않다는 점에서도 접근성이 높다. 평평한 지면과 작은 돌 하나만 있으면 누구나 놀이에 참여할 수 있으며, 시간과 장소의 제약 없이 진행할 수 있는 점에서 과거에도, 현재에도 여전히 유용한 놀이다.

또한 지역에 따라 다양한 이름과 규칙이 존재한다는 것은 이 놀이가 각 지역의 문화와 언어적 특성에 맞게 뿌리내렸음을 보여준다. 놀이판의 구성, 단계 수, 망의 크기나 형태, 던지는 방식 등에서 수많은 변형이 존재하며, 이는 놀이가 고정된 틀 안에 갇히지 않고 변화와 창의성을 수용하며 살아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현대의 사방치기는 도시 환경에서도 여전히 생존한 몇 안 되는 전통 놀이로서, 공원이나 아파트 단지, 놀이터 등에서 종종 발견된다. 놀이판을 그려놓은 흔적들이 아이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보여주며, 이는 전통놀이가 현재의 아이들 삶 속에서도 여전히 의미 있는 활동임을 입증한다.

결국 사방치기는 단순한 과거의 놀이가 아니라, 신체적 감각과 창의적 사고, 놀이 문화의 계승을 아우르는 살아 있는 민속유산으로서, 앞으로도 새로운 세대에게 전해질 가치가 충분한 전통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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